같은 달 기사 두 개가 정반대로 읽혀요.
한쪽은 “라이다 같은 고가 장비 없이 해냈다”가 자랑이고, 다른 쪽은 “라이다 3대를 달았다”가 자랑이에요.
둘 다 맞는 말이에요.
가른 건 기술력이 아니라 ‘그 일에서 몇 미터까지 틀려도 되는가’거든요.

불 꺼진 방에서 손을 뻗는 센서
불 꺼진 방에서 벽이 어디쯤인지 알아보려고 손을 뻗어본 적 있으실 거예요.
눈은 아무것도 못 보는데 손은 닿는 순간 거리를 알죠.
라이다는 그 동작을 빛으로 바꿔놓은 물건이에요.
빛을 아주 짧게 툭 쏘고, 그게 어딘가에 맞고 되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잽니다.
빛이 얼마나 빠른지는 정해져 있으니, 시간을 알면 거리가 나와요.
이름도 거기서 왔어요 — 빛(Light)을 쏘고 되돌아오는 걸로 거리를 재는(Ranging) 장치, 줄여서 라이다예요.
한 번 뻗어보는 게 아니라 초당 수백만 번을 사방으로 뻗어요.
그렇게 찍힌 점들이 모이면 주변이 점으로 그려진 3차원 지도가 됩니다.
그래서 이걸 ‘레이저 스캐닝’이나 ‘3D 스캐닝’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카메라와 결정적으로 다른 건, 라이다는 자기 빛을 들고 다닌다는 점이에요. 카메라는 방에 있는 빛을 받아 적는 장치라 불이 꺼지면 아무것도 못 해요.
라이다는 자기가 켜고 자기가 받으니 밤이든 낮이든 상관이 없죠.
다만 손과 다른 데가 있어요.
손은 닿아서 아는 거라 캄캄해도 흐려도 그냥 알지만, 라이다는 빛이 갔다가 돌아와야 아는 거예요.
그 빛길이 막히면 손처럼 되지 않고 헛짚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서울에서 자율주행차를 타본 기록을 보면, 눈이나 비가 올 때 렌즈를 닦아주는 장치가 없으면 카메라와 라이다 둘 다 성능이 떨어진다고 적혀 있어요.

라이다가 하는 일은 이 방 안에 다 들어 있어요. 자기가 켠 빛을 벽까지 보내고, 그 빛이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거리로 바꾸는 거죠. 옆에 놓인 렌즈는 받을 빛이 없어 아무 일도 못 하고 있고, 빛길 가운데 낀 물방울은 그 왕복이 막히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원래 자동차 부품이 아니었어요
여기까지 읽고 나면 이상하죠.
거리를 재는 자인데, 왜 자율주행차 기사에서만 이 이름이 들릴까요.
원래 자리는 하늘이었어요.
넓은 땅을 훑어야 하니까 비행기나 헬리콥터에 매달고 날면서 아래로 빛을 쏘는 게 가장 흔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잰 높이로 해안선 지도를 만들고, 물이 어디까지 차오를지를 계산했어요.
재미있는 건 색을 갈아 끼운다는 거예요.
땅을 잴 때는 사람 눈에 안 보이는 적외선을 쓰는데, 물속을 재려면 이게 안 통합니다.
물에 흡수돼버리거든요.
그래서 바다 밑바닥이나 강바닥 높이를 잴 때는 물을 뚫고 들어가는 초록빛을 씁니다.
자율주행 쪽이 이 장비를 데려간 건 필요해서였지 새로 발명해서가 아니에요.
웨이모는 처음엔 소프트웨어만 자기가 만들고 센서는 시중에 파는 걸 사다 썼다고 밝혔어요.
그런데 사온 물건이 자기들 요구를 못 채우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2011년부터 세 종류의 라이다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라이다는 ‘자동차에 붙는 부품’이 아니라 ‘거리를 재는 자’이고, 자동차는 그 자를 쓰는 여러 곳 중 하나예요. 웨이모는 자기가 만든 센서를 자율주행 밖의 로봇·보안·농업 회사에도 팔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그 센서는 기차역에서 사람이 어느 쪽으로 몰리는지를 세는 데도 쓰입니다.
SKT는 빼고 자율주행차는 못 빼요
자가 여러 곳에서 쓰인다면, 어떤 곳은 이 자를 빼도 되고 어떤 곳은 못 뺄 거예요.
처음에 말한 그 모순이 여기서 풀립니다.
SKT가 만든 ‘톺다’는 통신 설비를 점검하는 시스템이에요.
차나 드론이 찍은 영상만 보고 공사 현장이나 장비 불량을 잡아냅니다.
회사는 라이다 같은 고가 장비 없이 이걸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어요.
위치는 위성 신호로 잡는데, 오차가 1~2미터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1~2미터는 아무 문제가 아니에요.
점검해야 할 게 광케이블 20만km와 전주 235만 개거든요.
전봇대가 두 걸음쯤 어긋나게 찍혀도 사람이 가서 보면 되는 일이에요.
회사가 밝힌 탐지 정확도는 2024년 65%에서 지금 88%로 올라왔어요.
이제 같은 오차를 도로에 옮겨보세요.
앞차와의 거리가 두 걸음 틀리면 그건 점검이 아니라 사고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3세대로 분류하는 EV6 기반 자율주행차에는 센서가 15개 붙어요.
라이다 3개, 레이더 5개, 카메라 7개.
이렇게 여러 종류가 본 것을 하나로 합쳐 판단하는 방식을 센서 퓨전이라고 부릅니다.
무인 셔틀 ROii는 라이다 4대, 레이더 5대, 카메라 8대를 묶어 밤이나 궂은 날씨에도 사람과 장애물을 정밀하게 잡아낸다고 회사가 밝혔어요.
왜 이렇게까지 하냐면, 사고가 났을 때 돈을 내는 쪽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차는 운전석에 매니저가 함께 타는 레벨3인데, 자율주행 중에 사고가 나면 운전자가 아니라 회사가 책임집니다.
책임이 회사로 넘어오는 순간, 오차 1~2미터는 ‘충분한 정밀도’가 아니라 ‘감당 못 할 위험’이 돼요.
터널이 그 차이가 드러나는 자리예요.
위성으로 내 위치를 잡는 방식(GPS를 포함해 GNSS라고 불러요)은 하늘이 가려지면 끊깁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때 라이다·카메라·레이더로 위치를 판단한다고 밝혔어요.
밖에서 신호를 받아 쓰는 게 아니라 자기가 벽까지 몇 미터인지 직접 재는 쪽이라, 하늘이 막혀도 자기 위치를 잃지 않는 거예요.
이 축의 반대쪽 끝에는 재난 현장이 있어요.
험한 지형을 3차원으로 그려서 피해 지역을 수색하는 일인데, 무너진 자리는 지도가 없고 위성 신호도 믿기 어렵죠.
네팔 정부가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목록에 넣은 게 카메라가 아니라 라이다 장비였습니다.

기사에서 라이다 얘기가 나오면 이 순서로 읽으면 돼요. 첫째, 이 일은 몇 미터 틀려도 되나. 둘째, 틀렸을 때 돈을 내는 게 누구인가. 이 둘이 정해지면 라이다가 붙을지 빠질지는 거의 따라옵니다.
399달러 로봇에도 들어 있어요
그런데 여기까지는 ‘라이다를 빼는 이유는 비싸서’라는 말 위에 서 있었어요.
그 말부터 확인해볼 차례예요.
허깅페이스가 내놓은 마이크로덕이라는 로봇이 있어요.
키 25cm에 무게 800g, 우유 한 통보다 가볍습니다.
출고 가격은 399달러예요.
이 로봇에 카메라와 함께 라이다가 기본으로 들어 있고, 인터넷 없이 혼자 사물을 감지하며 움직인다고 소개돼 있어요.
사전 예약에서 1만 대 넘게 팔려 매출이 400만 달러를 넘겼다고 합니다.
다만 이건 한 매체의 서술이에요.
그러니 ‘고가 장비’라는 한 단어가 급이 전혀 다른 물건 여럿을 덮고 있는 셈이에요. 로보택시 지붕에서 밤새 도는 것과 손바닥만 한 로봇에 박힌 것이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거든요.
값이 내려가는 이유 하나는 모양이 바뀌는 중이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로보택시에 주로 쓰인 건 통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식이었어요.
도는 물건에는 축이 있고, 축은 닳고 흔들리죠.
나무가가 성남 본사에서 시연한 ‘솔리드 스테이트 라이다’는 그 회전축과 움직이는 부품을 아예 없애고 평면으로 만든 것입니다.
회사는 충격에 강하고 자리를 덜 차지하는 걸 강점으로 들었어요.
우스터는 자사의 실리콘 구조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비용을 낮춘다고 기술하는데, 이건 업체가 자기 제품을 두고 한 말이에요.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끝내 모르는 게 하나 남아요.
대당 얼마인지를 밝힌 발표가 하나도 없습니다. ‘고가 장비’라는 형용사는 여러 곳에 나오는데, 그 옆에 붙은 숫자가 없어요.
로봇 한 대 값 399달러는 나와 있지만 그중 라이다가 얼마인지는 안 적혀 있고요.
발표에서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읽는 법은 이거예요.
값이 안 적힌 자리에서는 계약 금액과 대수를 보면 됩니다.
에스오에스랩은 71억원 규모의 라이다 납품계약을 공시했어요.
같은 회사가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은 하지 않고 ‘공간지능’ 쪽으로 축을 옮기겠다고 밝혔는데, 이건 값으로는 못 이긴다는 판단이 깔린 말이죠.
반대로 한 매체는 글로벌 경쟁의 축이 값이 아니라 차를 몇 대나 굴려 데이터를 쌓느냐라고 봤어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안 갈렸습니다.
이미 강남에서 5800원에 타고 있어요
그래서 언제 내가 타느냐면, 사실 이미 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조건이 꽤 촘촘하게 붙어 있을 뿐이에요.
서울자율차는 평일 밤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강남 일대에서 손님을 태웁니다.
차는 6대, 호출 요금은 5800원이에요.
6개월 동안 2000번을 달렸다고 하니 한 대가 하루에 두 번쯤 나간 셈이에요.
- 코스는 정해져 있어요 — 교통약자 보호구역과 매봉터널을 지나는 4.8km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제한속도의 80%인 시속 24km로 최고속도를 아예 낮춰뒀어요
- 골목길에 들어가면 사람이 직접 운전해요
- 손님이 합법적으로 타고 내릴 수 있는 구간은 전체의 2.3%예요
타고 내릴 수 있는 데가 2.3%라는 건, 기술이 아니라 도로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보호구역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것도 2026년 1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이 바뀌면서부터였어요.
운행계획을 세우고 국토교통부 허가를 받으면 된다는 조건이 붙었고요.
완전 무인화까지는 법·제도와 도시 인프라 과제가 남아 있다고 정리돼 있습니다.
여기서 확정과 목표를 갈라 읽는 자를 하나 드릴게요.
위에 적은 숫자들 — 6대, 4.8km, 5800원, 2000회 — 은 이미 벌어진 일이에요.
반면 다음 숫자들은 회사가 밝힌 목표입니다.
SKT는 톺다 설치 차량을 약 150대까지 늘리고 2028년까지 점검 범위를 90%로 넓히겠다고, 탐지 정확도는 다음 해에 95%로 올리겠다고 했어요.
중국 포니AI는 퓨처링크와 손잡고 2028년까지 자율주행차 200대를 한국에 들여오겠다고 밝혔고요.
가르는 법은 간단해요.
문장 끝이 ‘했다’인지 ‘하겠다’인지 보면 됩니다.
포니AI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에서 로보택시를 상업 운행 중이라는 건 ‘했다’예요.
200대를 들여오겠다는 건 ‘하겠다’고요.
에이투지 무인 셔틀 ROii가 100만km를 달렸다는 것도 ‘했다’ 쪽이에요.

위쪽 세 줄은 이미 달린 기록이고, 아래 세 줄은 앞으로 하겠다는 말이에요. 기사에서 숫자를 만나면 옆에 붙은 서술어부터 보면 되는데, 이 표를 그대로 들고 대조해 보면 같은 자리에 놓인 숫자들이 사실은 다른 무게라는 게 보입니다.
정리하면
라이다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없어지는 불편은 꽤 구체적이에요.
지금 자율주행차가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만, 정해진 4.8km만 다니는 건 그 시간 그 길에서만 세상을 충분히 정확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거리를 재는 자가 싸지고 튼튼해질수록 그 시간과 그 길이 늘어나는 겁니다.
체감으로 바뀌는 건 하나만 짚을게요.
지금 손님이 타고 내릴 수 있는 구간은 전체의 2.3%예요.
100군데 중 두세 군데죠.
이 숫자가 커진다는 건 ‘호출은 되는데 내가 서 있는 데선 못 탄다’가 사라진다는 뜻이고, 그게 실험과 교통수단을 가르는 선이에요.
지금 어디쯤 와 있냐면, 물건은 이미 팔리고 굴러가고 있어요.
회전하던 통은 평면으로 바뀌는 중이고, 399달러짜리 로봇에도 들어가고, 71억원짜리 납품계약이 공시되고, 강남에서는 6개월에 2000번을 달렸어요.
하지만 대당 얼마인지는 어느 발표에도 없고, 완전 무인화 시점을 못 박은 곳도 없어요.
눈비가 올 때 렌즈가 가려지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도 업체 쪽 기록에 그대로 남아 있고요. 손을 뻗어 벽을 더듬는 데까지는 왔는데, 아직은 방이 깨끗할 때 이야기예요.
자주 묻는 질문
Q. 라이다가 뭐예요? 한 줄로요
A. 빛을 짧게 쏘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재서 거리를 알아내는 센서예요.
이걸 초당 수백만 번 반복해서 주변을 점으로 찍은 3차원 지도를 만들어요.
Q. 카메라랑 뭐가 달라요?
A. 카메라는 주변에 있는 빛을 받아 적는 장치라 어두우면 못 봐요.
라이다는 자기 빛을 직접 쏘기 때문에 조명이 없어도 거리를 알 수 있다고 서술돼요.
대신 눈이나 비가 렌즈를 가리면 카메라와 라이다 둘 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기록이 있어요.
Q. 라이다 없이도 된다는 기사는 뭐예요?
A. SKT의 설비 점검 시스템처럼 오차 1~2미터로 충분한 일에서는 카메라 영상만으로 해결하고 라이다를 뺐어요.
반대로 사고 책임을 회사가 지는 자율주행에서는 그 오차를 감당할 수 없어서 라이다를 넣습니다.
어느 쪽이 더 뛰어난 기술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허용 오차가 다른 일이에요.
Q. 라이다 하나에 얼마예요?
A. 대당 가격을 밝힌 발표가 없어요.
‘고가 장비’라는 표현은 여러 곳에 나오지만 숫자가 붙은 자리는 없습니다.
참고할 만한 건 라이다가 기본 탑재된 25cm 로봇 한 대가 399달러에 나온다는 것 정도예요.
Q. 자율주행 택시 지금 탈 수 있어요?
A. 강남 일대에서 평일 밤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6대가 손님을 태우고 있고 요금은 5800원이에요.
다만 정해진 4.8km 코스이고 골목길에서는 사람이 운전하며, 합법적으로 타고 내릴 수 있는 구간은 전체의 2.3%예요.
참고한 글
- https://oceanservice.noaa.gov/facts/lidar.html
- https://ouster.com/insights/what-is-lidar
- https://waymo.com/blog/2019/03/bringing-3d-perimeter-lidar-to-partners/
- https://ouster.com/explore-ouster-lidar-b
- https://blog.naver.com/irony_june/224397785018
- http://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26/09/01/2026090180021.html
- http://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26/09/01/2026090180206.html
- https://news.bizwatch.co.kr/article/mobile/2026/09/01/0035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0174101
- https://www.ddaily.co.kr/page/view/2026090116582005760
-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4903606645575856&mediaCodeNo=257&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ews_syndication&utm_content=original_article
- https://www.etnews.com/20260901000220
- https://www.etoday.co.kr/news/view/2620657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901_0003771889
-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6/09/01/DY62NEN5QRADPF6SMMEYNBRYWQ/?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 https://view.asiae.co.kr/article/2026090116093642287
- https://www.etoday.co.kr/news/view/2620617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8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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